Food&Beer/Beer

[비어로그] 오미자에일 - 가나다라 브루어리

콩지니어 2023. 2. 14. 00:27

오늘은 경상도에서 온 맥주. 가나다라 브루어리의 오미자에일을 마트에서 집어왔습니다.

 

에일. 원래는

최근에 홉향 강한 페일에일이나 IPA 맥주를 마시다가 잠시 잊고 있었는데, 전통적인 에일은 원래 쓴맛이나 강한 향이 나는 맥주가 아닙니다. 고전적인 에일에 가까운 영국의 Fuller's London Pride나 간혹 마트에서 볼 수 있었던 몰타의 Farsons Blue Label 같은 Original Ale 이름이 붙은 맥주들을 마셔보면, 여타 수제맥주와는 다르게 좀 맹탕이라는 느낌을 받게 되기 쉽습니다. 톡 쏘는 탄산도 거의 없고, 홉향이 강해 개성이 튀는 것도 아니라서 이도저도 아닌 만들다 만것 같은 맥주. 원래 찐 에일은 그런 맛이었습니다.

실제로, 오래전 영국에서는 식수가 구하기 어려워 에일을 만들어 마셨다고도 들었던 것 같은데, 그렇게 보면 부담없이 물처럼 마실 수 있는 맥주가 이해가 될 것도 같습니다.

이미지 출처: Fuller's brewery 및 Farsons brewery 홈페이지

 

맛과 향

오미자에일 역시 홉향이나 과일향이 강한 페일에일쪽 보다는 그냥 에일에 더 가깝게 느껴집니다. 마셨을 때 '이게 뭐임' 싶으니 말이죠. 라거나 페일에일에 익숙하신 분들은 맛보면 '오미자향 탄산수 아닌가' 내지 '뭐 잘못되서 김이 다 빠진거 아닌가' 싶은 그런 쪽의 에일 맛 입니다.

오미자에일은 제가 마셔봐도 이게 에일이 맞나 싶을 정도로 산뜻함만 가득합니다. 제가 블라인드 테스트를 했다면, 이건 맥주가 아니라 Cidar (와인과 맥주 사이 쯤 되는 종류의 주류) 라고 했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맛이 연하고 무거운 맛 하나도 없이 상큼한 맛이 나고 쓴맛 없이 끝나는 맥주 입니다.

시원하게 마시는 라거, 혹은 풍부한 향을 느끼는 페일에일을 생각하면 밋밋하지만, 맥주가 그렇게 마시는 것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이것도 일리가 있는 맛의 맥주라고 생각합니다.

 

정리

과일소주 같은 맥주를 원하시는 분들께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