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팁/이동

베이징 공항 외장배터리 휴대 관련

콩지니어 2016. 1. 21. 17:59

     요즘같은 때 외장배터리를 안가지고 여행을 가는 사람이 잘 없죠.

     그런데 핸드폰 외장배터리가 거의 Li-Po(리튬 폴리머) 혹은 Li-ion(리튬 이온) 배터리를 내장하고 있는데, 이 리튬배터리가 화재의 위험이 있어 운송시 위험품목으로 취급되고 있습니다.

     흔히 터진다고 표현을 하는데, 다행히 휴대용 외장배터리는 배터리 용량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뻥 하고 터지는 정도는 아니고 충격이 가해지거나 표면이 손상되면 경우에 따라서는 불꽃이 튀기도 하는 정도 입니다. 문제는 이를 Checked bag(위탁 수하물)에 넣어 운송 중 작은 화재라도 발생하게 되면 손쓸 수 없는 사이에 불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장치에 내장되지 않은 순수 리튬배터리는 위탁 수하물에 넣어 보내지 못하게 되어있죠.

 

     사실 옷으로만 잘 싸놓고 보내도 가방을 던지는 정도로는 불이나거나 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기 때문에 공항에 따라서는 그냥 보내주기도 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이러한 규정을 몰랐을 때 대용량 외장배터리 (약 1만 mAh*3.7V = 약 37 Wh)를 수하물에 넣어서 보낸적이 있는데 아무 문제 없이 잘 운송되었습니다. 오히려 선물로 주려고 넣어두었던 휴대용 에어로졸 미스트(이**프*)를 뺐겼죠. 그런데, 배터리에 유난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공항들이 몇몇 있다고 전해지는데, 이 중 가장 까다로운 공항 중 하나가 바로 중국 베이징 수도공항(PEK, Beijing Capital Airport)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인에게 들은 바로는 중국에서 발송된 리튬 배터리가 실제로 문제를 일으킨 적이 몇차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저의 경우, 외국에 있는 지인들에게 선물하려고 저렴한 중국산 외장배터리 16개를 구매하여 배송받았는데, 뒤늦게 이러한 사실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이틀간 심적인 고통을 받으며 그리고 실제로 배터리를 들고 베이징 공항을 거쳐 비행기를 탄 경험을 공유하여 다른 분들은 조금 덜 스트레스를 받으셨으면 합니다.

     일단, 베이징 수도공항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관련 규정이 중국어 외에 영어와 한글로도 기제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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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kr.bcia.com.cn/server/notice/safe.shtml

  • 마.리튬이온 전지를 휴대한 탑승객에 대한 안내

중화인민공화국 민용항공업계표준《리튬이온전지 항공운송규범》(MH/T1020-2009)《탑승객과 승무팀이 위험물품을 휴대하는데 관한 항공운송규범》(MH/T1030-2010)등 관련 법규문건에 따라서 탑승객이 리튬이온전지를 휴대할 경우 다음과 같은 사항을 유의해야 합니다:

        1、기내반입하는 리튬이온전지의 에너지량은160Wh이하여야 하며 그 이상일 경우 위험물로 취급해 위탁운송해야 합니다.
        2、리튬이온전지를 장착한 설비(노트북PC, 카메라, 휴대용 켐코더 등)를 휴대할 경우 다음과 같은 규정을 따라야 합니다: 

(1)위탁운송하는 짐이나 객실로 반입하는 짐에 넣을 수 있습니다.

(2)불시 가동을 막는 조치가 있어야 합니다.

(3)리튬이온전지의 에너지량은100Wh를 초과하지 말아야 합니다. 

(4)리튬이온전지의 에너지량이100Wh(미 포함)이상에서160Wh(포함)인 설비를 휴대할 경우 운영자(항공사)의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3、예비용 리튬이온전지를 휴대할 경우 다음과 같은 규정을 따라야 합니다: 

(1)휴대하는 짐에 보관해야 합니다.

(2)쇼트방지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예비용전지를 제품포장에 보관하거나 노출된 전극을 절연테이프로 붙이고 단독으로 비닐봉투 혹은 보호봉투에 포장하는 등 절연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3)개당 리튬이온전지의 에너지량은100Wh를 초과하면 안됩니다.

(4)운영자(항공사)의 허락하에 에너지량100Wh(미 포함)이상에서160Wh이하(포함)의 리튬이온전지를 휴대할 수 있지만 2개를 초과하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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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외장배터리에 대한 내용을 뽑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100Wh이하 기내반입 허용
- 불이 나지 않도록 사전조치
 
외장배터리 하나를 가져가는 경우에는 별로 문제가 될 것이 없어보입니다. 그런데, 하나 이상을 가져가는 경우 (저는 16개를 가져가려고 했기 때문에), 이 규정으로는 반입 허용 여부가 분명하지가 않습니다. 이유는:
 
1. 휴대용 외장배터리가 리튬배터리를 내장한 제품에 속하는지 예비용 리튬전지에 속하는지가 불분명함.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배터리만 달랑 있는 것이 아니라 충전회로와 케이싱까지 되어있는 분명한 배터리포함제품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이를 중국인에게 어필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2. 어느 분류에 속하던 100Wh 이하 배터리의 경우 개수에 대한 내용이 누락되어 있음 (예를 들면 용량을 다 합쳐 100Wh이하면 된다던가 했다면 마음이 편했을텐데)
 
혹시 몰라 제가 그 다음 타게 될 다른 항공사의 규정을 살펴보았습니다. Alaska airline, United, Finnair 등 여러 항공사의 규정을 살펴보았지만 이에 대해 분명이 설명하는 곳이 없었는데, 유일하게 Air France에서 외장배터리에 대해 명시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발생한 파리테러를 생각하면 가장 까다로운 것도 이해가 되죠.
https://www.airfrance.fr/common/image/pdf/en/Bagages_batterie_lithium_en.pdf
 
결론은 다른 항공사 규정으로는 잘 모르겠고 Air France에서는 이를 여분배터리로 규정하여 제한적인 개수만 기내반입만 허용하는 것으로 되어있습니다. 물론 개수에 대해서는 다른 항공사와 마찬가지로 "개인적인 용도"라는 애매한 표현을 쓰고 있습니다. Finnair에서는 "Commercial(상업적인)목적이 아닌" 이라는 애매한 말을 하나 더 쓰며 저의 머리를 더 복잡하게 했습니다. 어느 항공인지 기억은 안나는데 Sample용으로 가져가는 것도 안된다라고 써있던 기억이 납니다. 이것이 참 애매한게, 만약 제가 등산을 하거나 어딘가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곳으로 가서 동영상을 길게 찍고싶다고 하면 실제로 배터리가 여러개 필요할 수 있는데 (실제로 그러진 않았지만), 이럴 땐 어떻게 되는건지..
 
일단 출발 전 베이징공항으로 메일을 보내보니 다음날 이렇게 답장이 왔습니다.
 

Dear passenger

We're really sorry according to regulations that you just can take two power banks for carry-on bag with signposted,and below 160wh can't be checked.Hope you can understanding and wish you have a good trip!

-----原始邮件-----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았죠.

우리나라 혹은 영어라도 통하는 공항이라면 규정을 들고 항의라도 해볼 수 있겠지만, 중국에서 그런게 될 리가 없다고 판단하여 16개 중 6개만 들고 가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저에겐 또다른 문제가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정식으로 판매하는 경우와는 달리, 중국에서(특히 알*익스**스와 같은 곳에서) 구매한 경우, 케이스에 용량이 표기되어있지 않은 경우가 꽤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용량이 작더라도 절대 통과가 되지 않는다고 중국 공항측에서 공지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경고의 의미로 이전 사례를 소개하고 있는데, 이 국내선 승객은 열어서 보여주겠다며 무리한 분해를 시도하다 어떻게 불이 나서 결국 체포되었다고 합니다. 저도 처음엔 열어서 보여줄까 고민을 했는데 바로 포기..

http://en.bcia.com.cn/news/news/141223/news1070.shtml

결국 저는 이런짓까지 벌이게 됩니다..

 

power bank

라벨지에 직접 써붙이기로 한거죠. 사실 저 크기의 배터리가 절때 5600mAh나 될 리가 없지만 파는 사람이 그렇게 써놓고 팔았으니 뭐,, 결과부터 말씀드리면 매우 효과적이었습니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길거리에서 파는 Power Bank라고 써있는 물건들 중에는 용량이 기재되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으니 잘 보시고 이런 방법을 써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일단 6개의 배터리를 인천공항에서는 아무 문제 없이 소지하고 출국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베이징으로 도착도 잘 했구요. 수속하면서 직원에게 문의를 해 봤는데, 규정은 명확하지 않지만 위탁수하물에 넣은 경우 중국에서 아예 짐을 보내지 않아 컴플레인이 들어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합니다. 원래 규정에 뜻을 굽히는 편은 아니지만 첫 도시부터 짐이 없어져버리면 남은 긴 일정이 큰일나기 때문에 한발 물러 수하물에는 넣지 않기로 했습니다.

 

저는 베이징에서 1박을 하는 22시간짜리 경유를 했기 때문에 일단 베이징에서 짐을 찾았습니다. 중국국제항공에서 제공하는 호텔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얘기하기로 하고, 다음날 다시 공항으로 가서 부터 설명드리면, 역시 공항 여기저기 배터리에 관한 경고문이 여기저기서 발견되었습니다. 예를들면 아래와 같은..

 

warning

 

중국어는 모르겠고 영어로 써있는 말로는 알아서 뺄건데 그 뒤로 책임 안진다 뭐 이런 내용입니다.

 

     불합리에 대한 반항심과 호기심히 몰아치게 되었고, 중국에서 얼마나 심하게 보는지 정도를 알기 위해 6개의 배터리를 셋으로 나누어, 2개는 처음에 꺼내고, 2개가방에, 2개스테인레스 텀플러에 넣어서 통과를 시도했습니다. 텀플러에 넣은 배터리까지 귀신같이 찾아내더군요. 그런데, 일일이 검사는 했지만 앞에서 붙여놓은 스티커가 제 역할을 톡톡히 하여 아무런 문제 없이 6개 모두 통과헀습니다. (예전엔 통과가 됬었는데, 요즘에는 다 필요없고 무조건 두개까지만 허용하고 있습니다. 경유만 하시더라도 용량과 상관없이 2개까지만 가지고 가시는게 좋겠습니다.) 일단, 공항직원으로 부터 온 메일을 정확하지 않은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다 통과되고 나니 더 가지고 올걸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결론은, 저의 경험상 100 Wh의 일반적인 외장 배터리는 휴대시 갯수가 정해져있지 않은 듯 합니다. 물론 6개 보다 더 많이 가져갔을때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6개는 통과됨을 확인했습니다.

 

언제나 테러 대상국으로 지목되는 미국에서도 일일이 배터리를 꺼내서 확인하지는 않았는데, 중국은 좀 유난합니다. 출국 전 휴대하시는 배터리에 용량이 기재되어있는지 꼭 확인하시고, 저와 같이 표기를 직접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다음 도시에 도착해서 목격한 상황입니다.

baggage claim

중국공항에서 짐을 열어서 검사 후 제대로 닫지 않았는지 내용물이 일부 새어나온 모습입니다. 저도 배터리를 수하물에 넣었다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까 ㅎㄷㄷ 했지요.

 

그럼 모두 안전한 여행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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