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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어로그] 처용 I.P.L - 트레비어

콩지니어 2023. 5. 14. 09:30

처용 IPL

오늘은 울산에서 온 신기한 맥주, 트레비어의 처용 IPL을 꺼내보았습니다. 네. IPA 아니고 IPL 입니다. IPA의 Ale을 Lager로 바꿔 이름을 붙여 IPA와 라거를 조합한 맥주라는 것을 유추해 볼 수 있는 꽤 직관적인 네이밍인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라거임에도 필터링이 되지 않은 듯 불투명한 모습에서 어느 정도 IPA 스러운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트레비어 Trevier

트레비어는 2003년에 설립된 한국의 수제 맥주 양조장입니다. 울산에 위치하고 있으며 '트레비 브로이' 브루펍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지속적으로 좋은 맥주를 통해 울산 시민들과 소통하여 현재까지 사랑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2014년 주세법 재개정을 통하여 소규모 수제 맥주의 영업장 외부유통이 가능해짐에 따라 외부유통을 위한 트레비어 브루어리 프로젝트를 진행,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연간 240만 리터 규모의 생산 설비를 도입하였으며 현재 전국 약 100여 개 수제 맥주 전문점 및 약 30여 개 지역 마트에 납품되고 있습니다.

트레비어의 대표 맥주는 은은한 꽃, 솔향이 매력적이며 부담스럽지 않게 마실 수 있으며, 깔끔한 뒷맛으로 쉽게 즐길 수 있는 라거맥주인 호피라거입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맥주를 생산하고 있으며, 매년 새로운 맥주를 출시하고 있습니다.

트레비어는 양조장 투어 및 시음회, 맥주 페스티벌 개최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양조장 투어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트레비어의 양조 과정을 직접 보고, 맥주 시음을 할 수 있습니다. 맥주 페스티벌은 매년 개최되며, 다양한 수제 맥주를 맛볼 수 있는 행사입니다.

 

맛과 향

IPA의 전반부와 라거의 후반부를 잘라서 이어붙인 것 같은 신기한 맛과 향이 느껴집니다. 분명 첫맛은 IPA를 마실 때처럼 강한 홉향과 함께 진한 맛이 나는데, 중간맛부터 갑자기 깔끔하게 떨어지는 라거의 특징으로 이어집니다. 사무엘 아담스 보스턴 라거 역시 IPA가 떠오를 만큼 강한 홉향으로 채워지는 향이었는데, 이 맥주도 라거인데 IPA 같은 면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보스턴 라거는 처음부터 끝까지 맛이 일관된 형태로 기억하는데, 이 맥주는 처음과 마지막이 정확하게 반으로 나누어져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른 두 종류의 특징을 같이 보이고 있어 흥미로운 맛이긴 한데, 두 맛이 자연스럽게 섞이지 못한 것은 살짝 아쉬운 점인 것같습니다. 의도한 맛이 무엇인지 이해가 되었고 또 의도대로 잘 만들어진 것 같은데, 중간맛이 급격히 가벼워지는 것이 IPA스러운 홉향과 살짝 어색한 것도 같습니다. 그럼에도 전반적으로는 창의적이고 좋은 맥주라고 생각합니다.

계속 마시면서 앞에서 마시고 남은 맛과 다음 마실 때 나는 홉향이 섞여 약간 페일에일 정도의 느낌으로 수렴하는 것도 같습니다.

 

정리

IPA와 라거 사이에서 선택이 망설여지는 날 추천하는 맥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