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팁/이동

베트남 바이크 투어 - 오토바이로 여행하기

콩지니어 2023. 4. 2. 03:20

베트남. 한국사람들이 사랑하는 여행지이자 여행객이 끊이지 않는 곳. 그럼에도 대부분의 한국 여행객들이 알지 못하는 점이 너무나도 많은 곳. 베트남은 사실 오토바이 여행의 성지입니다.

베트남에서 호스텔을 돌아다니며 여행을 하다보면 유독 오토바이로 한달 전후 여행을 하는 외국인들(주로 유럽인)을 많이 접할 수 있습니다. 이들 중 대다수는 오토바이로 베트남을 횡단하는 계획으로 여행을 합니다. 그리고, 그 수가 꽤 많습니다.

호스텔 앞에 주차된 오토바이들. 모두 여행객들이 렌트 혹은 구매하여 타는 오토바이

 

베트남에서 오토바이로 여행하는 이유

베트남이 오토바이 여행의 성지인 이유는 크게 아래 다섯가지로 구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모두가 오토바이를 타기 때문에 오토바이로 이동이 쉽다.
  • 나라가 길쭉한 모양이라 여행루트가 한 방향으로 나온다.
  • 대중교통으로는 이동의 한계가 있는 곳이 많다.
  • 진짜 베트남을 보기에 이만한 것이 없다.
  • 오토바이 렌트가 흔하고 저렴하다. (+연료도 저렴)

 

오토바이가 국민 교통수단인 나라

첫번째 항목은 베트남을 다녀온신 분이라면 다들 바로 이해를 하실 것 같습니다. 동남아 중에서도 유독 베트남은 오토바이 비중이 높은 나라입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자동차는 세금을 많이 부과하기도 하고, 국민 소득이 자동차 구매하고 유지할 수 있을 정도가 되지 않게 때문인 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모두가 오토바이를 타기 때문에 오토바이를 타는 것이 특이한 것이 아니고, 모두가 타고다니니 모두 비슷한 속도로 다녀 자동차가 많은 나라에서 보다는 안전하게 타고다닐 수 있습니다. 오토바이 흐름에 편승하면 되기 때문이죠. 실제로, 저 역시 다른나라에서는 미얀마의 바간, 라오스의 방비엥을 제외한 다른 곳에서는 오토바이를 타본 적이 없습니다. 한국만 해도 도로에 차가 더 많기 때문에 오토바이는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웃나라와 비교하면, 태국은 도로에 차 비중이 많아져 오토바이 여행이 괜찮다고 하기가 어려운 쪽에 가깝고, 미얀마는 양곤 도심에서 오토바이가 금지되었고, 라오스와 캄보디아가 그나마 오토바이 비중이 좀 있는 듯 한데, 정확히는 잘 모르겠습니다. (캄보디아는 아직 가본적이 없네요)

 

기다란 나라

베트남은 지도만 봐도 "나라가 정말 길구나" 하는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이런 나라의 특징은 나라 전체를 여행해도 한쪽 방향으로만 나아가면 된다는 점이겠죠. 옆나라 태국과 비교해도 태국은 모두 여행하려면 루트가 한바퀴 도는 형태로 밖에 나오기 어렵죠. 라오스와 차이라면, 나라가 해변쪽에 있어 도시들이 바다에 몰려있고, 여행 루트로서는 이렇게 깔끔할 수가 없습니다. 횡단은 하는 여행객을은 실제로 "North to South" 혹은 "South to North" 라고 표현을 합니다.

흔히 인도차이나로 불리는 지역의 구글지도. 라오스와 베트남은 유독 길게 생긴 나라임을 알 수 있음.

 

진짜 베트남 여행은 오토바이에서 부터

절대다수의 사람들이 오토바이를 타는 점과 연결되는 부분인데, 베트남은 오토바이의 보급으로 대중교통이 확대되기 아주 불리한 나라입니다. 사람들이 이미 오토바이를 거의 다 보유하고 있고, 오토바이를 타면 어디든 이동이 가능한 마당에 정해진 곳만 가는 대중교통을 선호하기는 어렵겠죠.

대중교통이 많이 없다보니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은 사실상 오토바이를 타고 직접 가지 않으면 가보기 쉽지 않은 곳들이 구석구석에 있습니다. 물론 이 지역들은 한국사람들이 찾는 유명 관광지들과는 거리가 멀지만, 외부의 물이 들지 않은 진짜 베트남은 이런곳들에 있죠.

모두가 오토바이는 있지만 나라가 워낙 길다보니 남쪽에서 북쪽으로 여행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오토바이를 가져가는 것이 어렵습니다. 구글지도 기준으로 북쪽 하노이에서 남쪽 호치민 까지 도로경로의 길이는 약 1,700 km에 달하고, 차로 가도 약 30시간을 달려야 합니다. 이렇다 보니 베트남 사람들도 멀리서 잠깐 여행을 온 경우, 오토바이를 렌트하여 다니는 경우가 있습니다. 

1,700 km에 달하는 두 도시간 거리

원래 렌트수요가 있었는데 외국인까지 렌트를 원하니 자연스럽게 오토바이 렌트가 활성화 될 수 밖에 없겠습니다. 그에 맞춰 렌트가 가능한 곳도 많아질 뿐 아니라 렌트 가격 역시 어느정도 현지 물가에 맞춰지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주 원인은 아니겠지만, 베트남은 휘발유가 우리나라보다 저렴합니다. 베트남이 나름 산유국인 점과, 휘발유를 사실상 나라에서 관리하는 점이 그 이유일 듯 합니다. 1리터에 약 22,000동 정도 하니 요즘 환율로 하면 1,200원 정도 하는 듯 합니다. 뿐만 아니라, 베트남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오토바이, 흔히 우리가 스쿠터라고 부르는 종류는 연비가 자동차보다 몇배는 더 좋아서 거리에 비해 연료비가 적습니다. 저의 경우, 처음 빌렸을 때 누적거리 41,014 km, 반납 시 41,608 km로 약 594 km를 주행하고 마침 연료 잔량이 비슷했는데, 연료 주입에 총 230,000동, 한화로 약 13,000원을 지불했습니다. 리터로 보면 대충 10.4 리터 정도 볼 수 있겠습니다. 연비는 대충  57 km/L 정도 생각해 볼 수 있겠네요.

렌트 시 누적거리와 반납 시 누적거리 비교

렌트비 역시 앞에서 언급한 대로 비싸지 않은데, 저의 경우 더 저렴한 곳에서 렌트하여 하루에 90,000동, 한화로 약 5,000원에 렌트하였습니다. 제가 빌린 모델은 Semi-Automatic 바이크라서, 오토메틱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점도 있습니다.

또한, 횡단을 하는 여행객 수요에 맞춰 아예 북쪽에서 빌려서 남쪽에 반납, 혹은 반대로 하는 시스템도 있습니다. 그렇게 하던 외국인의 얘기를 들어보니 한달 빌려서 총 350달러 정도 낸다고 합니다. (큰 수동 바이크 기준)

어떤 경우는 아예 중고로 오토바이를 사서 여행하는 경우도 있는데, 보통 300달러 전후로 사서 운좋으면 마지막 도시에서 비슷한 가격, 심지어 더 비싼 가격에도 다시 되판다고 합니다.

 

오토바이를 타려면 면허가 필요하지 않나요?

네, 엄밀히 말하면 베트남 법에 따라 오토바이 면허가 필요합니다. 간혹 오토바이 소유 증명서 같은 얘기도 나오기도 합니다. 길게 잡아도 한달 여행하는 외국인 여행객들이 모두 베트남 면허를 가지고 운전하길 기대하기도 어려울 것 입니다.

그럼에도 안심하고(?) 오토바이 여행을 하는 이유는 이곳이 베트남이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베트남 경찰에게 단속이 된 여행객들과 현지에서 오래 거주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결과적으로 이곳에서 면허의 유무는 아무런 영향이 없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베트남 교통경찰이 외국인을 멈춰세울 때는 거의 모든 경우 돈이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직접 전해들은 바로는, 한 외국인은 열심히 챙겨서 베트남 면허를 준비하여 다녔으나, 그래도 결국 경찰에게 돈을 주고서야 여행을 계속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렇다 보니 필요한건 면허가 아니라 경찰에게 찔러줄 돈이 되는 것 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점은 외국인들로서는 더더욱 오토바이를 타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그냥 타다가 운이 안좋아 경찰에게 걸리면 1~2만원 가량 찔러주면 되기 때문이죠. 심지어 이걸로 흥정도 한다고 합니다. 다행히 저는 아직 한번도 경찰에게 걸려본 적은 없습니다.

갈색 유니폼을 입는 베트남 교통경찰. 주로 헬멧 미착용을 단속함.

 

정리

베트남에서 오토바이로 여행하는 이유에 대해 조금 적어보았습니다. 베트남 오토바이 여행에 대해서는 공유할 내용이 아주 많은데, 이번 포스팅에서는 소개를 드리는 정도까지만 공유해 보았습니다. 앞으로 더 올리게 될 베트남 여행기에서 틈틈히 오토바이 여행의 경험을 더 적어보려 합니다.